처음으로 수업에 참가하는 날이다.
나는 IFA 반 소속이다. IFA는 IDRETT FRILUFT ALLROUND의 약자로 볼스포츠 아웃도어 올라운드 정도의 의미이다. 각종 볼스포츠를 포함한 스포츠와 아웃도어 활동을 두루두루 하는 반이다.










IFA반은 올라운드라는 이름대로 수업범위가 매우 넓다.개썰매 컬링 아이스하키 승마 윈드서핑 가트드라이빙 사격 등등 다양하다. 등산 캠핑은 일상이다.
이것저것 폭넓게 경험하고 신나게 놀기 딱 좋은 반이다.
첫 수업은 비치발리볼이다.
아 이거 난생 처음 해보는 것 같은데, 서브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서브를 한 번이라도 잘 넣어보려고, 한 번이라도 내게 온 공을 받아 넘기려고 집중 또 집중, 저녁에 보니 양 쪽 손목에 시퍼렇게 큰 멍이 들어 있다. 긴장했었구나.
나 때문에 우리 팀이 계속 지는데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5학년 인가 이후로 배구를 처음해보고, 비치발리볼은 난생 처음이라니 다들 놀란다.
그리고 격려를 해준다. 처음이라 그렇다고, 갈수록 더 잘하게 될 테니 신나게 놀자고, 자기들은 학교에서 많이 해봐서 조금 더 익숙할 뿐이라고.
아무도 성적이나 승패에 신경쓰지 않고 즐기는 분위기, 낯선 외국인에 대한 배려인가 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졸업식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사람을 기죽지 않고 편하게 하는 좋은 문화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즐겁게 지내면서 자신을 돌아본다’ 라는 이 곳 취지에 맞는 운영 방법이고, 대체로 이 나라를 관통하는 문화인 것 같다.
다음 날에는 실내 암벽 등반 수업이 있었다. 역시 처음 해본다. 해 본 적 없으니 조심조심, 강한손 힘과 팔 힘이 필요한 종목이었다. 역시 이 날 저녁 내 방에 돌아오니 손이 후들후들 떨렸다.
우리 반 담당교사인 이더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가가 와서 보다 고급 기술을 가르쳐 주고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학생들 스스로 진행한다. 암벽등반을 예로 들면 15명 중에 3명이 암벽 등반 코칭 자격증이 있어서 이들이 수업을 이끌어 갈 수가 있다. 이들이 안전점검부터, 기술 코칭까지 전반적인 수업을 이끌어가며 교사까지 함께 즐긴다.
담당 교사도 자격증이 있지만 자격있는 학생에게 맡겨주고 안전을 살펴보는 정도다. 자연스런 참여와 자율성 보장, 이게 일상이다. 기껏해야 20대 초반인데 이런 자격증들이 있다니, 뭔가 대단하다 싶고, 한국의 교육 문화와 자꾸 비교되곤 한다.
물론 그 동안 뭐 하고 살았나 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건 기본이다.